람즈게이트 Ramsgate Kent, UK
로열 하버 Royal Harbour
램즈게이트 Ramsgate 는 영국 잉글랜드 남동부 켄트주 Kent County 의 작은 해안도시입니다. 런던에서는 자동차로 약 2시간이 걸리고, 기차로도 갈 수 있습니다. 램즈게이트는 영국의 국왕 킹 조지 4세로부터 로열 하버 Royal Harbour 라는 명칭을 부여받은 영국의 유일한 항구입니다. 사람으로 치면 백작이나 공작 같은 작위를 부여받은 셈입니다. 램즈게이트가 속한 켄트주는 오래 전부터 영국 왕실과 귀족들의 휴양지였고, 킹 조지 4세는 램즈게이트를 방문하고는 아름다운 풍경과 친절한 주민들의 환대에 매료되어 람즈게이트를 로열 하버로 명명하였다고 전해집니다.
켄트주는 우리가 '켄트지'라고 부르는 도화지의 일종인 고급 종이가 처음 생산된 곳입니다. 영국 남동부의 온화한 기후 속에 부유층이 많이 거주하였고 아름다운 자연경관으로부터 영감을 받은 훌륭한 예술작품들이 탄생한 곳이도 합니다.
켄트주 주정부 홈페이지에는 램즈게이트를 '대륙의 느낌이 살아있는 도시'이며, 램즈게이트에서는 고풍스런 항구와 명물로 꼽는 하버 아치, 아름다운 건축물들을 만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램즈게이트를 찾은 첫 날, 프랑스를 향한 먼바다에 쌍 무지개가 떴습니다. 낯선 동양인이 무지개 사진을 찍어 대자 근처를 지나던 할아버지 한 분이 '30년 만에 뜬 쌍 무지개'라며 농담을 건넵니다. 건설된 지 수백 년은 되었을 석조 방파제와 등대, 마리나 시설이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1800년대 벽돌로 쌓은 건물들이 하얗게 빛나는 현대식 요트들을 내려다보는 느낌이 듭니다.
하버 아치 Harbour Arches
램즈게이트 항구 주변은 특이한 모양새를 하고 있습니다. 바다에서 바라보면 서쪽에서 동쪽으로 거대한 경사가 진 석회암 절벽입니다. 이 절벽을 따라 이어진 붉은 벽돌 건축물은 1890년대 만들어졌는데 항구 앞 도로인 밀리터리 로드, 한 층 위 도로인 로열 퍼레이드 로도, 맨 윗층의 넬슨 크레센트 로드까지 3개 층의 길을 만드는 도시 계획의 일부로 건축되었습니다.
당시 건축 엔지니어인 매킨토시 발론과 풀럼 앤 선즈는 건축물들이 도로를 지탱할 수 있도록 건축물을 벽돌 아치 구조로 설계했다고 합니다. 아름다운 벽돌 아치 모양이 늘어선 이 건축물을 사람들은 하버 아치라고 부르며 램즈게이트의 명물이 되었고 현재 하버 아치는 잉글래드의 문화유산으로 관리되고 있습니다.
선원교회 SAILORS CHURCH
항구에서 바라보는 램즈게이트의 모습은 보면 볼수록 흥미롭습니다.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1800년대 영국에 온 느낌이 들 정도입니다. 하버 아치를 따라 서쪽 끝에는 역시 붉은 벽돌로 지은 건물이 3층 높이의 석회암 절벽에 맞붙어 있습니다. 이 건물은 1878년에 지어졌는데, 당시 선원들을 위한 교회이자 선원들의 숙소로 사용되었습니다. 이 건물 역시 잉글랜드의 국가 문화유산으로 관리되고 있습니다.
교회 입구는 서쪽으로 나 있고 늘 개방되어 있어 관광객도 출입이 가능합니다. 예배나 행사가 없는 날의 교회 안은 조용하고 소박한 분위기입니다. 램즈게이트 관광지를 안내하는 사이트들은 바닥에 깔린 파란 카페트는 바다를 상징하며 성스러운 공간이지만 보통의 교회와 달리 선원들의 일과 관련 있는 배의 모형, 그림 등 세속적인 장식품들이 많이 있다고 묘사하고 있습니다.
정면 십자가 아래로는 주기도문과 십계명이 새겨져 있고 오른편으로는 램즈게이트 선원교회를 후원했던 애드버리 Edbury 와 프럴 Prall 에 대한 기념 부조가 걸려 있습니다. 기념 부조 밑으로도 파도를 가르며 연기를 내뿜는 배의 그림이 놓여 있습니다. 과거 항해기술이 좋지 않았던 시기, 항해하는 선원들의 안전을 기원했던 당시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