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동방항공 탑승 후기 (상하이-싱가포르)
에어버스330을 타고 상하이에서 싱가포르로
상하이 푸동공항을 출발해 싱가포르로 갑니다. 상하이에서 싱가포르까지는 5시간 정도 걸리고 비행기는 에어버스 330입니다. 에어버스 330은 KTX가 부산 서울을 오가기 전, 부산 김해공항과 서울 김포공항을 연결하는 주력 기종이었습니다.
우리나라 항공사에는 없는 엔진 4개의 에어버스 340보다는 작지만, 가장 큰 장점은 좌석 배치가 2열, 4열, 2열 이라는 점이죠. 창가에 일행끼리 앉기도 좋고, 모르는 사람과 같이 앉아도 화장실 갈 때 일어나기도 수월합니다.
연인과 함께 하면 좋은 동방항공 에어버스 330
다른 나라 비행기를 타면 기내 인테리어나 승무원 유니폼에서 그 나라의 문화를 단편적으로 엿볼 수 있죠. 대한항공에서 연상되는 파스텔 톤 시트에 비해 원색적인 파란색이 특이하게 느껴집니다. 시트 등받이에는 중국풍 문양도 새겨져 있네요.
비행시간이 5시간이 넘어서는 중거리 노선이라 그런지, 부산 상하이 구간 비행기와는 달리 좌석마다 개인 모니터가 있습니다. 이것저것 영상을 뒤지다 보면 시간이 빨리 가겠네요.
머리 위 선반은 비교적 여유롭습니다. 머리 위 선반의 여유로움은 비행 노선에 따라 특성을 타기도 합니다. 어떤 노선에는 유달리 기내용 캐리어를 들고 타는 분들이 많아 선반이 복잡하기도 하죠. 다행히 짐 보관 때문에 당황해하는 분들은 없었습니다.
창 밖 풍경을 구경하려고 맨 뒷자리 창가에 앉았습니다. 운이 좋게도 상하이로 올 때도, 싱가포르로 갈 때도 옆자리에 아무도 앉지 않았습니다.
푸동공항에서 만난 에티오피아항공 비행기
이륙 준비를 하는 동안 착륙하는 비행기들이 많이 보였습니다. 막 내리는 비행기는 에티오피아항공의 비행기입니다. 몇 년 전, 에티오피아를 자주 다닐 때 중국인 승객들이 대규모로 인천공항에서 환승해 에티오피항공을 타는 걸 보고는 중국으로는 노선이 없는 줄 알았는데 상하이로 오는 노선도 있었군요.
가장 아쉬웠던 화장실 - 더러워졌어요
화장실은 좀 문제가 있었습니다. 화장실 시설은 깨끗했지만 에미레이트항공처럼 고급스러운 느낌은 없었습니다. 문제는 비행 중이었는데 어찌나 승객들이 화장실을 지저분하게 사용했는지 몇 시간 후 화장실에 들어가니 물인지 **인지 알 수 없는 액체들이 화장실 비닥에서 비행기 흔들림에 따라 파도치듯 출렁이고 있었죠.
이번 동방항공 탑승에 딱 하나 아쉬운 부분이었습니다. 승무원들이 주기적으로 화장실 청결 상태를 점검할텐데..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내 어메니티 - 담요와 1회용 이어폰
비행시간이 아주 길지는 않기 때문에 좌석마다 담요가 비치되어 있지는 않습니다. 이륙 준비를 할 때 승무원에게 부탁을 하는 게 좋습니다. 승무원이 담요를 한 아름 들고 다닐 때는 서로 가져가려고 해서 물량이 부족할 수도 있으니까요. 담요는 깨끗하고 따뜻해서 좋았습니다.
이어폰도 승무원에게 요청을 해서 받을 수 있습니다. 아주 얇고 단순하게 만든 이어폰인데 승무원들도 착륙 전 이어폰을 수거해서 쓰레기 봉투에 넣는 일회용 개념입니다.
동방항공은 비행 중 전자기기 사용에 아주 민감합니다. 이륙과 착륙 중에는 이어폰도 전자기기에서 빼도록 안내방송을 하고 실제로 확인을 하러 돌아다닙니다. 괜히 여행객의 부적절한 행동을 했다가는 중국 영토에 속하는 중국 비행기 안에서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죠. 심각하게 안내를 하고 검사를 하니 조심해야 합니다.
USB 충전 포트도 있는데 실제로 충전은 그리 빨리 되지는 않았고 없는 것 보다는 나은 수준이었습니다. 기내 와이파이도 있다고 해서 큐알 코드도 찍어보고 와이파이도 잡아봤는데 "CEAIR" 라는 네트워크는 잡히지만 더 이상 진행이 되지는 않아 포기했습니다.
비행기가 순항고도에 오르고 해가 지려는지 대낮의 태양이 석양의 빛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이륙한 지 한 시간이 지났으니 밥이 나올 때입니다.
즐거운 기내식 - 중국식 소고기 볶음면
상하이 - 싱가포르 노선은 다행히 풀코스 정찬으로 기내식이 나왔습니다. 음료도 다양한지 카트 위에 종류 별로 가득 쌓여있습니다. 기분도 좋아지네요.
승무원이 메뉴 두 개 정도를 말해줬는데 알아 듣지를 못했습니다. 그냥 뭐라고 묻길래 맞다고 했더니 소고기 볶음면을 내줬습니다. 음료도 선택이 가능해서 콜라를 주문했습니다.
일회용 개념으로 식기류를 구성했는지 플라스틱 스푼, 포크, 나이프가 따라왔습니다. 포크 하나로 이것저것 다 집어먹고 숟가락과 나이프는 가방에 넣어뒀습니다. 여행 중에는 간단한 식기류나 소금, 후추 같은 기내식에 따라오는 구성품들이 유용할 때가 있습니다.
볶음면은 따뜻하고 맛이 괜찮았습니다. 고기도 부드럽고 면도 많이 퍼지지 않아 적당히 잘 먹었습니다. 중국 풍 간장 소스에 볶은 느낌이었죠. 샐러드에 따라 나오는 햄도 두툼한 게 먹을만했습니다.
후식으로 나온 파파야도 달고 맛있었고 간식으로 나온 과자와 비스켓도 심심풀이로 괜찮았습니다. 식사 후에도 4시간 정도를 더 날아가야 하고, 추가 간식은 없기 때문에 과자와 비스킷을 적절한 타이밍에 배치해야겠죠.
10년 전 동방항공을 타고 싱가폴로 갈 때에는 아이스크림 콘을 디저트로 내줘서 황송했던 기억이 생생한데, 이제는 경비 절감 탓인지 아이스크림 같은 멋진 서비스는 다 사라진 모양입니다.
비행기는 서쪽으로, 해는 지평선 너머로
비행기는 서쪽으로 계속해서 날아가고 퇴식 정리를 마친 승무원들이 객실 조명을 낮추고 승객들 잠을 재웁니다. 창문 가리개를 올리니 지평선 너머로 해가 지고 달이 떠오릅니다.
핸드폰을 기내 모드로 바꾸지 않고 그냥 두니 GPS 신호를 계속 잡아줍니다. 사진을 찍어서 위치를 확인해 보니 중국을 지나 동남아시아 국가들 상공을 날아가네요. 샤오미 핸드폰은 비행기에서 GPS 신호를 아주 잘 잡아주는데 아이폰은 잘 못 잡는 것 같고, 갤럭시는 대체적을 잘 잡아주는 것 같습니다.
초승달이 예쁘게 떴길래 비행기 날개에 걸쳐 찍어봤습니다. GPS를 확인해보니 중국 광둥성, 남중국해, 베트남, 말레이시아를 지나 싱가포르로 가는 경로였습니다.
취침 시간 중에도 승무원들이 생수를 들고 돌아다닙니다. 비행기 안에서는 갈증이 나기 쉽고, 많이 움직이지도 않기 때문에 수분 섭취는 자주 하는 게 좋습니다. 5시간 정도 비행에는 무리가 없겠지만 9시간, 10시간 넘는 비행 중에 물을 많이 마시지 않으면 건강 상태에 따라 몸에 이상이 올 수도 있죠.
항공권 가격, 상하이 환승이 매력적인 중국동방항공
5시간을 날아 밤 10시 경 싱가포르 창이공항에 도착했습니다. 다른 도시 공항들과 달리 싱가포르 창이공항은 도착 면세구역도 화려하게 꾸며져 있죠.
과거보다는 중국동방항공의 서비스가 축소된 경향이 있지만, 항공권 가격, 비행기 안전도나 승무원들의 서비스, 상하이공항 경유 이점을 고려한다면 동남아시아나 유럽으로 나갈 때 선택해 볼 만한 항공사입니다. 여행 일정을 잘 짜면 상하이에서 1박 하면서 짧지만 상하이 관광도 할 수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