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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미레이트항공 비즈니스클래스 - 마일리지 업그레이드 탑승기 #1

by 생기방랑 2021. 11.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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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미레이트항공 마일리지가 5만 마일이 약간 넘게 쌓였습니다. 2018년부터 에티오피아를 7번 넘게 왕복하면서 쌓인 마일리지인데요, 오는 12월 말에 7천 마일 정도가 소멸된다는 메시지가 계속 올라옵니다. 언제 얼마나 더 해외여행을 할지 알 수 없기 때문에 8번째 에티오피아 여행의 귀국 편에 마일리지를 사용해 비즈니스 클래스 업그레이드를 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마일리지를 이용한 좌석 업그레이드는 매우 간단합니다. 하지만 방랑객의 마일리지는 5만 마일이 살짝 넘는 수준이어서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두바이-인천 구간 전체를 업그레이드 하지는 못하고 두바이-인천 구간만 업그레이드를 했습니다. 두바이-인천 구간의 비즈니스 클래스 업그레이드에 필요한 마일리지는 50,700마일입니다. 

 

에미레이트항공의 마일리지는 유효기간이 아주 짧기 때문에 코로나가 없었다면 방랑객의 마일리지는 빛을 보지 못하고 소멸되었을 가능성이 높죠. 다행히 코로나로 마일리지 유효기간을 1년씩 연장해주었기 때문에 5만 마일 이상을 쌓아서 비즈니스 클래스 업그레이드가 가능했습니다.

 

원래 계획은 비즈니스 클래스에 승객이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창가 쪽 복도 자리에 앉아있다가 창가 자리를 왔다갔다 하려고 했었죠.  물론 에미레이트 축구 연맹 선수단이 가득 타면서 계획은 어긋나고 말았답니다.

 

하나 더 아쉬운 것은 코로나 이전 인천-두바이 노선을 운항하던 에어버스 A380의 비즈니스석을 경험하지 못하고 보잉777 비즈니스석을 타게 된 것이죠. 코로나 이후 승객이 급감하면서 인천-두바이 노선에는 A380 대신 B777이 다니고 있습니다.

 

보잉 777 비즈니스석 창문으로 밖을 바라보니 어디론 가는 A380이 운항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코로나로 전 세계 여행객이 많이 줄었다고 하지만 초대형 여객기인 A380의 수요가 있는 취항지가 있는 모양이네요.

 

에미레이트항공 보잉 777-800의 비즈니스 클래스 좌석입니다. 이날 탄 비행기는 퍼스트 클래스가 있는 비행기로 비즈니스 클래스와 이코노미 클래스만 있는 비행기와는 좌석 배치가 조금 다릅니다. 창문도 우드 그레인으로 멋을 내고 대형 모니터 주변도 우드 그레인 처리를 했습니다. 

좌석은 가죽 시트이고 이코노미석보다 더 두툼한 담요라기보다는 이불이 준비되어 있네요. 배게도 부직포 커버 대신 면 커버이고 훨씬 크고 폭신폭신합니다. 모니터 밑 선반은 키가 큰 승객에게는 발받침이 되겠지만 방랑객처럼 키가 작은 승객에게는 물건을 얹는 선반이 되네요.

 

좌석 옆으로 작은 모니터가 달린 리모컨이 있고 대형 모니터를 대신 조작할 수 있는 태블릿도 있습니다. 시트를 펼치고 접을 수 있는 버튼 모음도 있습니다. *** 모양은 태블릿 밑의 작은 조명을 켜고 끄는 기능의 버튼입니다. 

 

 

앞 좌석 밑으로도 뭘 넣을 수 있는 공간이 더 있는 것 같았는데 살짝 막혀있습니다. 굳이 저 공간에 뭘 넣지 않아도 공간 내에 승객이 적다보니 머리 위 선반이나 모니터 밑 공간을 수납공간으로 써도 충분할 것 같네요.

 

비행기에 일찍 오르면 승무원들이 비즈니스 클래스 승객들을 위해 샴페인이나 쥬스를 웰컴 드링크로 준비하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방랑객도 오늘은 한잔 얻어먹을 수 있네요. 술과 인연이 없는 방랑객은 샴페인 대신 주스를 선택했습니다. 주스잔을 올려둔 공간 밑으로 누르면 튀어나오는 작은 선반이 또 있는데 옆 자리에 승객이 없을 줄 알고 그냥 올려놨었죠. 주스에 이어 따뜻한 물수건이 서비스되었습니다. 예전에는 이 물수건을 일반석에서도 받아 쓸 수 있었는데 요즘은 보이지 않는 듯합니다.

 

잠시 후 두툼한 기내식 메뉴가 왔습니다. 일반석에서는 접어서 2장이 되는 메뉴가 전부이고 그나마 코로나 이후로는 메뉴 안내를 미리 해주지 않고 있죠. 비즈니스석에서는 메뉴가 상세히 안내되어 있네요.

 

두바이 시각으로 새벽 3시 경 비행기가 출발하기 때문에 기내식은 아침식사와 점심식사 2회가 제공됩니다. 샴페인이나 칵테일을 좋아하는 분들은 관심 가는 것들이 많겠지만 주스와 탄산음료 사이에서만 고민을 하는 방랑객은 별 다른 호기심이 생기지 않네요.

 

비즈니스석에서는 큼지막한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에 제공됩니다. 개인 취향으로는 싸~ 하는 비행기 소음이 좀 있어야 여행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노이즈 캔슬링 기능에 끌림이 없네요.. 태생적으로 일반석에 어울리는 습성인 모양입니다. 

 

 

 

180도로 평면화되는 시트 기능에 이어 일반석과의 큰 차이는 가죽 시트 위에 올릴 1인용 매트리스가 제공된다는 점입니다. 캠핑 매트처럼 3단으로 접힌 매트리스를 승무원들이 좌석마다 깔아줍니다. 이 때는 안전벨트와 헤드폰을 정리하고 잠시 자리에서 일어나야 합니다. 매트리스는 약간의 폭신함을 느낄 수 있는 정도의 도톰하고 부드러운 재질입니다.

 

배와 비행기는 심한 흔들림이나 방향 쏠림에도 공간 내부의 물건들이 흔들리거나 떨어지지 않도록 고정장치들이 있습니다. 배 안의 의자들은 쇠사슬에 묶여있기도 하죠. 에미레이트항공 비즈니스 클래스의 태블릿도 태블릿 아래쪽 버튼을 눌러야 빼낼 수 있게 되어 있네요. (힘으로 빼려다가 힘만 빠진,,) 태블릿이 제법 무겁기 때문에 조심해야겠네요.

 

기내 안내방송도 끝나고 본격적인 비행에 들어갑니다. 큼지막한 모니터는 시트를 눕혀 눈과 모니터가 멀어져도 잘 보입니다. 짧은 영어 실력 때문에 켜놓은 청각 장애인용 폐쇄자막도 잘 읽힐 만큼 모니터가 큽니다. 저렇게 큰 모니터도 이코노미의 작은 모니터처럼 터치 스크린 기능이 있습니다. 리모컨 역할을 해주는 태블릿 사용이 번거롭다면 잠시 몸을 일으켜 대형 모니터를 터치로 조작해도 되죠.

 

아디스 아바바 - 두바이 구간에서 끝까지 보지 못했던 영화 뮬란을 다시 꺼내 보았습니다. 어려운 메시지를 담았거나 스토리 구조가 복잡한 영화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방랑객은 이런 류의 영화를 좋아합니다. 영화에 집중력이 떨어질 즈음, 잠시 숨도 돌릴 겸 비즈니스 클래스 화장실 구경을 갔습니다. 

 

기본적으로 비행기 화장실은 공간이 좁기 때문에 이코노미나 비즈니스나 공간 면에서는 다를 바가 없습니다. 흔들림이 덜한 것도 아니죠. 약간 더 럭셔리한 느낌은 드네요.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 건 빗, 핸드로션, 그리고 양치세트입니다. 양치세트는 두바이공항 비즈니스 라운지에서 주는 제품과 똑같은 콜게이트 치약과 칫솔 세트입니다. 핸드로션도 나름 괜찮습니다.

 

이코노미 화장실에는 없는 면 수건이 한쪽 면에 가득 쌓여있습니다. 종이 타월이 격이 맞지 않다고 느끼는 고품격 손님들을 위한 것 같은데 이 수건을 한번 쓰고 버리라는 것 같네요. 따로 모으는 통이 있지도 않고,, 옛날 옛날 우리나라 돈 많은 부호들은 화장실에서 뒤처리를 할 때 비단을 썼다고 하는데,, 비슷한 개념일까요? 하지만 인천에 도착하기까지 여러 차례 화장실을 들락거렸는데 이 면 수건을 사용한 흔적은 거의 없었습니다.

 

승객 별로 나눠주는 어메니티 백과 화장품 세트가 불가리 제품이었는데요, 화장실에도 불가리 제품이 비치되어 있네요. 이코노미 클래스에도 나름 향이 좋은 제품이 있었는데 비즈니스 제품이 더 좋은 거겠죠? 물비누 외에 고체 비누가 준비되어 있는 점도 특이했습니다. 이 비누는 사용하는 분들보다는 한 개씩 가져가는 분들이 더 많은 듯했는데 방랑객도 다른 승객이 펼쳐놓은 비누를 써 보고는 한 개 집어왔습니다. 거품이 보들보들한 게 마음에 들었거든요. 

그러고 보니 세면대도 좀 달라 보이네요. 같은 비행기 기종이라도 옵션에 따라 내부 기자재들이 다를 수 있지만 비즈니스 클래스 화장실의 세면대는 갓난아기 목욕을 시킬 수 있을만한 크기로 넓은 것 같습니다. 

 

이제 밥시간이 된 듯합니다. 승무원들이 카트를 끌고 나오지 않고 좌석마다 돌아다니며 승객 한 분 한 분의 아침식사 구성을 확인하고 있네요.  

 

 

에미레이트항공 비즈니스클래스 - 마일리지 업그레이드 탑승기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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