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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기방랑 여행기/에티오피아 - 인류의 고향을 찾아서

에티오피아 여행 기초정보

by 생기방랑 2025. 2.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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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사 옵션 1 - 에티오피아 항공

비행기는 최신형 기재를 운용하지만 관리가 좀 안되었다는 느낌이 듭니다. 12시간 내외의 직항이므로 편한 점도 있으며 아프리카 봉사단이나 선교단이 단체로 많이 탑니다. 과거에는 홍콩을 경유해서 가는 반직항이었다가 지금은 직항이 운항되고 있습니다. 실제는 이 비행기가 도쿄까지 오고 가기 때문에 인천공항에서는 직항이지만 일본 승객들에게는 인천에서 잠시 쉬었다 가는 반직항 개념이 됩니다. 새벽 1시경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로 출발합니다.

 23킬로그램 짐을 2개까지, 즉 가방은 2개 보낼 수 있고 각 가방은 23킬로그램까지 가능해 보통의 여행객들에게는 넉넉한 수준입니다. 현지 시각으로 아침 7시경 도착하기 때문에 호텔에 가서 짐을 풀기가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호텔을 예약할 때 아침에도 체크인이 가능한 '얼리 체크인 가능 호텔'을 예약하는 것이 좋습니다. 

과거 도착비자를 받던 시절에는 입국수속에 시간이 어마어마하게 걸렸는데, 이제는 전자비자를 미리 받고 입국하기 때문에 예전보다는 빠르게 진행됩니다. 입국수속을 빨리 진행해봐야 짐이 나오는 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또다시 기다림이 필요하고, 여기에 모든 승객의 짐을 엑스레이로 전부 검사하기 때문에 세관 통과의 줄도 깁니다.

그나마 에티오피아 항공을 타면 대부분의 승객이 우리나라, 일본, 중국 사람들이기 때문에 비교적 세관 검사가 너그럽게 진행됩니다. 반면 두바이에서 오는 에미레이트항공은 에티오피아인 보따리장수들이 많기 때문에 세관 검사가 훨씬 까다롭습니다.

또 하나의 장점은 아시아나항공으로 마일리지 적립이 가능해서 한번 왕복할 때마다 1만 마일이 차곡차곡 쌓인다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항공사 옵션 2 - 에미레이트 항공

세계 정상급 항공사로 승무원들의 서비스 또한 에티오피아항공보다 좋고 기내식, 기내 엔터테인먼트도 더 좋습니다. 에티오피아항공을 주로 선교, 봉사가시는 분들이 탄다면 에미레이트항공은 유럽으로 패키지여행을 떠나는 중년 승객들이 많습니다.

 인천공항에서 두바이공항까지 9시간을 비행하고 약 6시간을 기다린 후, 다시 4시간을 날아가는 일정이라 경유를 좋아하지 않는 분들은 힘들어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경유나 두바이공항 면세점에 관심이 많은 분들에게는 절호의 찬스가 될 수도 있죠.  

과거에는 아프리카 노선에도 짐은 30킬로그램까지 실어주고 개수에는 제한이 없었는데, 최근 수하물 정책이 변경되어 에티오피아항공과 동일하게 23킬로그램 짐을 2개까지 실을 수 있습니다. 개수 제한도 있고 무게 제한도 있는 셈입니다. 기내로 가지고 타는 짐에 대해서는 엄격한 편이라 7킬로그램 한도이며, 특히 기내용 트롤리의 경우 간혹 무게 검사를 할 수 있으므로 신경을 써야합니다.

 9시간 타고 6시간 후 다시 4시간 타야 하는 단점이 있으나, 두바이 공항을 둘러보면 아랍 문화와 함께 지정학적 요충지이자 동서양 교역의 중심지라는 나름의 재미를 찾을 수도 있습니다. 공항을 걸으면서 뭉친 몸을 풀어주는 장점도 있고 공항 곳곳에 잠잘 수 있는 의자에서 쉬는 것도 좋습니다.

샤워실이 있기는 하나 화장실 옆 칸에 1칸짜리 샤워실로 붙어있는 구조라, 오래 기다려야 할 수도 있고 옆 칸의 냄새를 견뎌야 할 수도 있습니다. 더운 나라여서 그런지 찬물을 틀어도 따뜻한 물만 나옵니다.

아디스 아바바 볼레국제공항에 도착하는 시각이 오후 1시 30분경으로, 공항을 빠져나와 호텔에 도착하면 오후 3시가 되기 때문에 호텔 체크인에 부담이 없습니다.

마일리지는 자체 스카이워즈 마일리지를 쌓은 후 대한항공을 예약해 탈 수 있는데, 에티오피아 1회 왕복에 대략 7천 마일 정도 되고 사용처가 많지 않아 마일리지만 놓고 보면 에티오피아항공이 더 효율적입니다.

구역을 정해서 승객을 태우며 보통 중반부 좌석, 후반부 좌석, 전반부 좌석 순으로 타며, 티켓에 구역 표시가 C,D,E 등으로 되어 있어서 호출에 맞춰 타야 합니다. 그래도 우리나라 승객들은 비행기 탑승 순서가 있다는 걸 금방 이해를 하고 호출에 맞춰 줄을 서는데, 막무가내로 먼저 태워달라고 줄을 서는 타국 승객들도 많습니다.
 

에티오피아 입국비자 발급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 공항은 다른 나라 공항들과 분위기가 많이 다릅니다. 어둑어둑, 허름허름, 새로 지은 건물도 뭔가 허술해 보입니다. 다행히 입국심사대 대기줄에는 공항 직원들이 많이 있어서 어느 쪽으로 줄을 서야 하는지 알려줍니다. 아프리카의 허브공항답게 나름 융통성이 있어서 비어있는 입국심사 창구를 수시로 알려주며 여행자들을 배려합니다.

아프리카 타국 사람들에게 가장 엄격한 것 같고, 한국 사람들에게는 친절한 편으로 느껴집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공항직원, 세관직원, 출입국직원 모두 여행객과 비슷한 복장이라 누가 직원이고 누가 여행객인지 알 수가 없었는데 이제는 유니폼을 입고 있어서 쉽게 구분이 됩니다. 물론 사복을 입은 직원들도 있는데 높은 사람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입국심사관이 가끔 "며칠 있을 건지"를 먼저 물어보는데 이건 여행 목적을 캐묻는 게 아니라 전자 비자 기간을 제대로 신청하고 왔는지를 확인하는 순서일 뿐입니다. 숙소가 어딘지를 물어보기도 하기 때문에 이왕이면 호텔 주소가 적혀있는 예약확인서를 손에 들고 있는 게 좋습니다. 다행히 입국심사장부터는 와이파이가 잘 되어 있어서  핸드폰에 있는 정보를 보여줄 수도 있습니다.

아주 가끔 뭐 하러 왔느냐, 일하러 왔느냐라고 묻기도 하는데 그냥 관광하러 왔다고 하면 더 이상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일하러 왔다고 하면 서류가 더 많이 필요하고 복잡해지기 때문에 '놀러웠다'라고 하는 게 속 편합니다.

대충 전산입력 작업이 끝나면 웹캠으로 사진을 찍습니다. 예전에는 여권 한 페이지 크기의 비자 스티커를 붙여줬는데 이제는 전자비자가 되고 스탬프만 찍어줍니다. 나중에 출국할 때 이 스탬프를 확인하고 출국 스탬프를 찍어주기 때문에 이왕이면 입국 스탬프가 찍힌 페이지를 기억해 두면 좋습니다.
 

수하물 찾기

짐 찾는 곳의 수하물 벨트가 여러 개입니다. 공항 신청사가 문을 열면서 더 넓어졌죠. 그런데 모니터에 짐이 나오는 위치가 명확히 표시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만약 짐 나오는 벨트가 어느 쪽인지 모르겠다면 일단 사람 많은 곳으로 가서 나와 같은 비행기를 탔던 사람들이 있는지 확인하면 됩니다.

곳곳에 현금인출기가 있어서 환전을 미리 준비하고 싶다면, 이 현금인출기에서 신용카드 현금서비스로 현지 화폐인 비르를 조금 찾는 것도 좋습니다.

 에미레이트항공을 이용하는 보따리상들이 아주 많을 때는 수하물 벨트 2곳으로 동시에 짐이 쏟아져 나오기도 합니다. 이 때는 벨트 2곳을 계속 살펴 짐을 찾아야 하죠. 에티오피아는 TV 1대를 사가지고 들어오는 건 무관세로 통관이 가능해서 두바이에서 대형 TV를 사 오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이민가방에 옷이 가득 들어있다면 이건 보따리상들의 짐인 거죠.

짐을 찾은 후 세관 구역으로 나가는 줄에 짐에 붙은 꼬리표와 내가 가지고 있는 짐 표를 하나하나 확인할 때가 있습니다. 이 타이밍에서는 인천공항 체크인 창구에서 탑승권에 붙여준 짐표를 가지고 있는 게 좋습니다.

세관 통과

세관 앞에는 면세, 과세 창구가 구분되어 보이지만 모든 승객의 짐을 엑스레이어 넣어 검사합니다. 세관 유니폼을 입은 직원도 있지만 여행객인가 싶을 정도로 사복을 입은 직원들도 있습니다. 모든 짐을 엑스레이로 검사하고 전자제품이나 뭔가 그럴싸한 물건들은 모조리 잡아냅니다. 1만 원짜리 라면포트도 새 제품이면 문제가 되고, 사용감이 있으면 그냥 보내줍니다.

사진을 찍을 때 쓰는 트라이포드가 걸렸는데 그냥 5만 원짜리도 안 되는 싼 제품이었는데도 '이걸 왜 가지고 들어왔느냐'라고 묻습니다. 여행객이고 사진 찍을 때 필요하다 했더니 자기네 보스에게 가서 오케이 받고 오라고 합니다. 보스에게 가서 삼각대를 보여줬더니 가격을 한 번 더 묻고는 '이번이 마지막이고, 다시는 가져오지 말라'라고 합니다.

일전에 지인 2명이 입국할 때는 2명이 각각 DSLR 1대와 렌즈 2개씩을 들고 오다 걸렸는데, 에티오피아 세관에서는 DSLR 1대에 렌즈 1개까지만 면세 범위이기 때문에 나머지 렌즈 1개씩에 대해서는 150만 원의 세금을 내라고 했죠.

예전에는 검사할 사람이 많을 때 가끔 그냥 가라고 하기도 했는데 요즘은 내국인이건 외국인이건 가리지 않고 모조리 줄을 세워 엑스레이 검사를 하는 것 같습니다. 에티오피아 법규에 따르면 3천 달러 이상의 외화를 반입할 때는 신고를 해야한다고 하는데 실제로 신고를 하는 경우는 보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출국할 때는 사전 신고 없이 3천달러 이상을 가지고 나가다 걸리면 초과금액을 모두 압수한다고 하다고도 하죠.

재미있는 것은 가방은 모두 엑스레이 검사를 하고 열어서 검사를 하는데, 몸에 있는 물건들은 수색을 하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주머니에 있는 물건을 검사하지 않는다는 건 에티오피아 사람들도 잘 알고 있는 이야기인데, 왜 그렇게 하는지는 아는 사람이 없습니다. 물론 늘 그런 건 아닙니다. 에티오피아 화폐 개혁이 있던 2019년 가을에 온몸을 촉수검사하고 지갑도 열어서 보여달라 했던 적이 있었으니까요.
 

주차장으로

아디스 아바바 볼레국제공항은 도착 로비에 볼 게 아무것도 없습니다. 우리나라나 홍콩의 도착 로비처럼 편의점이나 이런저런 매장들이 있다고 상상하면 안 되죠. 픽업하러 나온 현지인은 공항에 못 들어오고 다 멀리 주차장에서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몇몇 호텔 직원들만 나와있을 뿐입니다. 공항 바깥으로 나가 조금 걸어 내려가면 주차장이 나옵니다.

주차장까지는 호객행위가 전혀 없고, 주차장에서 마중 나온 사람들과 섞이기 시작하면 약간의 호객행위와 함께 차이나~ 차이나~ 이렇게 동양인을 놀리는 소리가 들리죠. 픽업을 나와 줄 현지 사람들이 있다면 이 분들을 만나 시내로 들어가면 되고, 호텔에 픽업 차량을 요청했다면 호텔 차량을 찾아야겠죠. 국가 정세가 안 좋을 때나, 정부요인들이 공항을 오갈 때에는 주차장이 일부 통제되기도 합니다. 물론 택시를 타거나 라이드 같은 우버 앱으로 차를 불러 타고 나갈 수도 있지만 아는 분이 픽업을 나오는 것보다는 많이 불편한 것이 사실이죠.

주차장까지 내려와서 마중 나온 지인이나 호텔 차량을 바로 찾는 건 쉽지 않습니다. 특히나 처음 에티오피아에 왔다면 더욱 그렇죠. 아마 모든 주변 사람들이 다 소매치기나 사기꾼으로 보일 수도 있을 겁니다. 이왕이면 세관을 통과해 도착로비까지 나온 후, 인터넷 메신저로 마중 나올 사람과 위치 확인을 한 후 주차장으로 내려가는 게 좋습니다.

도착로비까지는 와이파이가 잡히기 때문이죠. 만약 주차장까지 내려왔는데 만날 사람을 찾지 못했고, 다시 와이파이 있는 곳으로 가려면 두어 번의 간단한 검문을 거쳐야 합니다. 이때 세관에 짐을 놓고 왔어 들어가야 한다 정도만 이야기해도 경찰들이 들여보내 줍니다. 에티오피아는 외국인에게 관대하고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좋은 이미지를 갖고 있어 좋습니다. 

 

소매치기

에티오피아에서 소매치기는 늘 있는 일입니다. 전문 소매치기도 있겠지만, 보통 사람들이 때에 따라 소매치기로 변신하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어떤 분은 슈퍼마켓에서 누가 툭 치길래 자리를 양보해 줬는데 나중에 보니 핸드폰이 사라졌다고 합니다. 어떤 분은 2년 살면서 3번, 목사님 한분은 오래 사셨는데도 7번이나 핸드폰을 잃어버렸다고 하니 소매치기는 늘 있는 일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기술이 뛰어나거나 면도칼 같은 걸 사용하는 게 아니라, 그냥 주머니에 있는 걸 꺼내가는 수준입니다. 몇 명이 팀 플레이로 표적의 신경을 딴 데로 유도하면 다른 녀석이 물건을 빼가기도 하고, 표적의 바지에 침을 뱉은 후 닦아주는 척하며 물건을 빼가기도 합니다.

지퍼가 있는 주머니에 넣거나 안 주머니에만 넣어도 소매치기의 상당 부분을 막을 수 있죠. 소매치기를 막는 가장 좋은 방법은 길을 걸어갈 때 사람들과 거리를 충분히 두는 것입니다.

이 외에도 어두운 밤길을 걸어가거나 우범지대를 지날 때는 주의해야 합니다. 아디스 아바바는 밤에도 안전한 지역으로 꼽히지만 우범지대는 존재하고, 술집이 많이 모여있거나 노숙자들이 무리 지어 있는 지역을 조심하는 것이 좋습니다. 퍽치기나 소매치기가 아니더라도 술 취한 사람이나 본드 같은 약물에 취한 사람, 정신이상자가 길을 막고 시비를 걸 수도 있으니까요.

 

현금

에티오피아는 현금으로 움직이는 경제 구조입니다. 카드 쓸 일은 호텔, 초대형 슈퍼마켓, 그리고 현금지급기에서 현금서비스로 돈을 인출할 때 정도죠. 은행은 곳곳에 아주 많으며 환전은 고정환율로 일정합니다. 암달러 시장에서는 100달러 지폐가 좋은 환율로 우대를 받는데, 은행에서는 지폐 종류에 상관없이 같은 환율로 환전을 해줍니다.

가끔 여권을 보여달라는 데가 있을 수 있고 환전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릴 수 있습니다. 달러를 비르로 환전하는 건 얼마든지 가능하지만, 비르를 달러로 환전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보면 됩니다.


몇 년 전, 에티오피아 정부가 화폐 개혁을 시도하며 신권 지폐와 구권을 교체했습니다. 그런데 개혁 초반에 깨끗했던 돈들이 몇 년 지나고 나니 예전 구 지폐만큼 더러워졌습니다. 돈을 만지면 반드시 손을 씻어야 할 정도로 더럽습니다.

숙소

아디스 아바바의 숙소는 선택의 폭이 아주 넓습니다. 2-3만 원짜리 게스트하우스부터 하룻밤에 수십만 원이 넘어가는 초호화호텔도 있죠. 잠자고 아침 먹는 것 정도로 충분하다면 5만 원 정도의 호텔을 고르면 충분합니다. 요즘 에티오피아도 생활을 즐기는 젊은 세대가 늘어나며 호텔에서 놀고 파티하고 쉬는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고 합니다. 이들을 겨냥한 작지만 새로 지은 호텔들이 저렴한 가격에 많이 나와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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