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보라카이를 처음 찾은 방랑객 일행은 밤늦게 칼리보공항에 내린 후 가까운 호텔 서버비아가든호텔에서 첫날밤을 보냈습니다. 싼 호텔로 우리나라 시골 여관보다 다소 떨어지는 느낌이지만 더운 나라이자 필리핀 중소도시임을 생각한다면 하룻밤은 불평 없이 보내볼 만한 수준입니다. 호텔 사장님의 서비스 마인드가 좋고 이메일로 문의를 해도 지체 없이 답장이 오기 때문에 더욱 마음에 들죠. 2015년부터 4차례 보라카이를 방문했는데 그중 3번은 첫날밤은 이곳 서버비아호텔을 이용했답니다. (나머지 1번의 보라카이 여행은 심야 페리를 타고 넘어갔죠. 결론적으로 하룻밤 주무시고 가시는 게 효율적입니다.)
https://www.facebook.com/suburbiagardenhot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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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예약을 마친 후, 호텔에 이메일을 보내 픽업 예약을 하면 몇천원 안 되는 금액에 승합차를 단독으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공항 근처라고는 하지만 공항을 크게 돌아 호텔로 오기 때문에 '납치당하는 거 아닌가' 하는 불안한 생각이 들 수도 있죠. 하지만 안심하셔도 됩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본 서버비아가든호텔의 정원 모습입니다. 왜 가든이라는 단어가 호텔 이름에 들어가 있는지 짐작이 되죠. 호텔은 2층짜리 객실 건물과 정원에서 식사를 할 수 있는 식당 공간, 그리고 정원으로 구분됩니다.
밤에 호텔 체크인을 하게 되면 사장님이 마당에 나와서 기다리기 때문에 호텔 로비를 가볼 일이 없죠. 호텔 로비는 다음 날 아침, 체크아웃을 할 때 열쇠를 가져다주는 정도밖에 갈 일이 없습니다. 로비 역시 객실처럼 깔끔하게 잘 관리되고 있었답니다.
객실은 뭐라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심플합니다. 침대, TV, 에어콘, 화장실 딱 이렇게 심플합니다. 침대는 제법 쿠션감이 좋습니다. 더운 지방이긴 하지만 덮고 자는 이불은 홑이불 정도로 얇아서 에어컨을 밤새 틀고 자게 되면 새벽에는 추워 잠에서 깰 수도 있죠.
TV는 지직거리는 잡신호가 많은 가운데 여러 채널들이 잡힙니다. 칼리보에도 우리나라 IPTV 같은 것이 들어와서 셋톱박스를 통해 많은 채널들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얼른 잠시 자고 아침 일찍 보라카이로 떠날 생각에 넋 놓고 집중해 볼만한 채널은 찾기 어렵네요.
화장실도 참 재미있습니다. 우리나라 같으면 당연히 온수, 냉수 2개의 수도꼭지가 있어야 하는데, 세면대 자체에 수도꼭지가 설치될 공간이 하나만 있습니다. 따뜻한 물을 생각하지 않은 세면대네요.
필리핀의 전통적(?) 욕실에는 바가지와 양동이가 있습니다. 필리핀 사람들은 샤워기가 있어도 바로 사용하지 않고 양동이에 물을 받은 후 바가지로 퍼서 쓰는 게 일반적입니다. 서버비아가든호텔의 욕실에는 순간온수기가 있어 더운물을 사용할 수는 있지만 그렇게 편리하지는 않습니다. 어차피 더운 나라에서 더운 섬으로 여행을 가는데 굳이 불편한 샤워를 할 필요는 없어서 세수와 양치 정도로 마무리를 합니다.
아침이 되었습니다. 설레는 맘으로 보라카이로 떠나기 전, 아침 밥은 먹고 가야겠지요? 객실 건물 맞은편에 식당 공간이 있습니다. 여기에 자리를 잡고 앉아있으면 직원이 와서 '밥'으로 드실지, '빵'으로 드실지를 물어봅니다. 투숙한 손님이 밥을 먹을 걸 알고 있는 눈치 빠른 개들이 발 밑에서 와서 재롱을 피우며 구애를 합니다. 먹다가 뭘 좀 달라는 거죠.
짠~ 이게 서버비아가든호텔의 '빵' 아침식사입니다. 단출하지만 뚜껑까지 덮어 내오는 세심함이 마음에 듭니다. 필리핀은 얇은 냅킨에 수저와 나이프, 포크를 돌돌 말아 나오는 것도 특징이지요.
반투명 덮개 속으로 안을 들여다봅니다. 밥 반공기, 달걀 프라이, 소시지 2개가 들어있습니다. 3년에 걸쳐 매년 1번씩 서버비아가든호텔에서 하룻밤을 잤는데 아침식사는 늘 같은 모양새입니다.
쌀은 우리나라 쌀과는 식감이 많이 다른 안남미(안락미)입니다. 쌀이 더 길쭉하고 진득진득한 끈기가 덜하지요. 독특한 향이 있기도 한데 방랑객은 안남미 향을 좋아해서 외국에서 쌀을 사다 먹기도 했었죠. 식당 구석에 있는 양념통 보관대에서 어간장을 가져다 살짝 비벼 먹으면 괜찮은 맛을 냅니다.
빵으로 아침식사를 주문해도 비슷합니다. 밥이 있던 자리에 토스트 2조각, 잼이 하나 올라오고 달걀 프라이와 소시지 2조각은 똑 같습니다. 필리핀 시골 도시의 빵 공장에서 만든 식빵일 텐데,, 빵 속살은 보들보들하고 쫄깃합니다. 어떻게 만들었을까 궁금해질 정도죠.
소시지는 특이하게 단 맛이 많이 납니다. 이 단 맛 때문에 호텔을 지키는 개들이 발 밑에 와서 침을 흘리는 걸 수도 있겠네요. 호텔 남자 사장님의 어머니로 추정되는 어른이 계신데, 가끔 음식을 가져다주러 식당으로 나오시곤 합니다. 아주 정갈하고 유창한 영어를 구사하시는데 이 소시지는 지역의 명물이고 아주 좋은 재료로 만든다고 자랑을 하시네요. 코로나로 여행길이 막혀 못 뵌 지 꽤 되었는데 지금도 건강하시면 좋겠습니다.
서버비아가든호테의 아침식사는 식당 구석에 커피와 바나나도 준비가 되어있어 보라카이로 가는 길에 든든한 요기가 될만합니다. 서버비아가든호텔은 아기자기한 아침식사가 마음에 들어 또 가보고 싶어지는 호텔이기도 하죠.
2018년에 갔을 때는 호텔 바로 앞에 작은 슈퍼마켓이 생겼습니다. 간단한 학용품도 팔고 과자, 음료도 많았는데 로컬 슈퍼라서 그런지 가격도 저렴해서 보라카이 호텔에 도착할 때까지 먹고 마실 음료며 과자를 많이 샀죠.
호텔에는 친근한 작은 도마뱀(!)이 좀 삽니다. 덥고 습한 지역에서는 쉽게 볼 수 있는 녀석들인데 아이들이 무서워할 수는 있죠. 하지만 사람을 괴롭히지는 않으니까 그냥 무시하시면 될 듯 하네요. 도마뱀이 근처에 있으면 모기가 없다는 이야기도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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