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오피아로 가거라
2018년 6월의 일입니다. 갑자기 에티오피아를 가게 되었습니다. 그것도 단발 출장이 아닌 프로젝트가 끝날 때까지 여러~번 가야 하는 상황입니다.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던 분이 갑자기 회사를 떠나면서 그 일을 중간에 떠안게 된 것이죠. 회사에서는 "넌 해외여행 경험도 많으니 네가 하렴.."의 생각으로 일을 방랑객에게 '버린' 것이죠.
세상에서 제일 가난한 나라로 꼽던 "이디오피아"를 가야 하다니.. 도대체 역마살이 어디까지 뻗친 건지.. 게다가 한번 가면 20일~30일 정도 장기 체류를 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에티오피아로 가는 직항편 - 에티오피아항공
에티오피아로 가는 방법은 대략 2가지가 있습니다. 에티오피아항공 또는 에미레이트항공입니다. 방랑객은 에미레이트항공을 좋아하고 유럽 출장을 갈 때도 많이 이용을 해봐서 신뢰가 갑니다. 하지만 첫 출장이라 이 프로젝트에 먼저 참여하고 있던 분을 따라가는 처지가 되었고 이 분을 따라 에티오피아항공을 타기로 했습니다.
비행기는 이른바 신기재입니다. 보잉 787 드림라이너입니다. 대한항공도 이 비행기를 도입하면 요란하게 광고를 하는데 에티오피아항공은 일찌감치 이 비행기를 일본-한국-에티오피아 노선에 투입하고 있었습니다.
하나 운이 좋은 것은 2018년 4월 정도만 해도 이 비행기가 홍콩에 가서 두어시간 머물며 중국 손님들을 또 태워서 에티오피아로 날아갔는데 6월부터는 우리나라에서 에티오피아로 직항으로 날아간다는 점입니다. 환승구역에 내리지도 않고 가만히 앉아서 다음 손님들을 태우는 건 장거리 비행 이상으로 힘든 일이죠. (그런데 이 직항편은 사실 일본에서 출발해 우리나라 인천공항에 잠시 머물렀다 다시 에티오피아로 향한답니다.)
에티오피아항공은 3가지 큰 장점이 있습니다. ▲ 먼저 직항편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에티오피아로 곧바로 날아가기 때문에 시간이 절약되고 환승의 불편도 없죠. 새벽 1시 쯤 출발하면 현지시각으로 같은 날 오전 7시경에 도착합니다. ▲ 그 다음으로 에티오피아항공은 스타얼라이언스 가입 항공사입니다. (앞으로 아시아나항공의 마일리지 정책이 변동될 수 있지만)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를 적립할 수 있죠. 에티오피아에 한번 다녀오면 국내선 왕복항공권을 받을 수 있는 1만 마일 정도를 적립받을 수 있습니다. ▲ 마지막으로 수하물 허용량이 넉넉합니다. 23킬로그램 가방을 2개까지 무료로 보낼 수 있어 수하물 초과비용 걱정을 덜 수 있죠.
역사가 깊은, 그리고 앞서가는 항공사 에티오피아항공
에티오피아항공은 오랜 역사를 갖고 있습니다. 1946년, 우리나라 해방 직후, 사실 대한민국이라는 이름도 갖지 못했던 시절 에티오피아항공이 만들어졌고 이집트를 오가는 비행기가 있었습니다. 에티오피아 사람들은 이 사실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하죠. 에티오피아의 수도 아디스 아바바에 있는 볼레국제공항 입구 교차로에는 에티오피아항공 1호기라 할 수 있는 프로펠러 여객기가 지금도 전시되어 있습니다. 공항을 빠져나갈 때는 보기 쉽지 않고, 공항으로 들어올 때는 회전 교차로를 반바퀴 돌며 자세히 볼 수 있죠.
에티오피아는 의외로 여성들의 사회 활동이 왕성합니다. 정부 관료 중에도 여성 장관 등을 쉽게 볼 수 있고 기업체를 운영하는 여성 경영자도 흔하게 볼 수 있습니다. 에티오피아항공도 예외가 아니어서, 에티오피아항공은 파일럿과 객실 승무원까지 전원을 여성 승무원으로 구성한 특별한 비행팀을 운영하기도 합니다.
또한 볼레국제공항과 에티오피아항공은 아프리카의 수많은 나라들로 비행기를 연결하는 아프리카 허브 공항 역할을 하기 때문에 아프리카 여러 나라로 여행하는 분들이 에티오피아항공을 이용합니다. 특히 국제원조사업이나 선교를 떠나는 분들을 많이 볼 수 있죠.
코로나 오미크론 바이러스가 한창 확산되었을 때, 우리나라 정부는 에티오피아항공 직항편의 운항을 금지한 적이 있습니다. 에티오피아가 문제가 아니라, 아프리카 각국에서 우리나라로 들어올 때 허브항공사인 에티오피아항공을 이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었죠.
에티오피아항공은 취항국가나 취항노선, 아프리카 허브항공사 역할, 그리고 신기재 등 비행기 운영 규모 면에서 세계적인 항공사로 꼽힙니다. 나라의 격이나 경제력이 뒤쳐진다고 해서 항공사까지 뒤쳐지는 건 아닌 것이죠.
이제 에티오피아공항 비행기를 타고, 난생 처음 발을 딛는 에티오피아의 여정이 시작됩니다.
'생기방랑 여행기 > 에티오피아 - 인류의 고향을 찾아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테이 이지 호텔의 조식 (0) | 2020.11.30 |
---|---|
아디스 아바바의 일출 (0) | 2020.11.30 |
하루종일 물을 받고 날라야.. (0) | 2020.11.29 |
ኮካ ኮላ - 코카콜라 라고 읽어요 (0) | 2020.11.29 |
13월의 태양이 뜨는 나라 - 에티오피아 Ethiopia (0) | 2020.10.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