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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기방랑 여행기/아이슬란드 - 불과 얼음의 땅

오래된 여행 - 불과 얼음의 나라 아이슬란드 #4 (2009) 그린다비크 염장 대구 공장

by 생기방랑 2021. 9.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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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와 염장대구의 고장, 아이슬란드의 어항도시 그린다비크 Grindavik

출처 : 구글지도

 

그린다비크 Grindavik에는 현대적인 시설과 공법으로 솔트피시 Saltfish의 가공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린다비크 항구에서는 출항을 준비 중인 어선들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항구 가까운 곳에는 아이슬란드 어선들이 어획한 대구를 운반하고 가공하는 공장들이 많습니다. 커다란 상 자 안에 갓 잡아온 대구들이 가득합니다.

 

대구들을 얼음에 재어 쌓아둔 것으로 보아 아이슬란드 어선들은 대구를 잡은 다음 냉동하지 않고 얼음에 채워 보관하는 빙장 방식으로 운반하는 것 같습니다. 원양어선에서는 어획한 고기를 오랫동안 보관해야 하기 때문에 쟁반 같은 팬에 고기를 가지런히 쌓아 얼리지만, 횟감으로 팔려나가는 참치잡이를 하는 배들은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빙장을 합니다.

아이슬란드 대구 역시 후가공을 해야하기 때문에 잡은 고기를 얼리지 않고 빙장 형태로 육지로 가져오는 모양입니다.

 

염장대구 Saltfish 가공 공장 방문

아이슬란드 대구를 가공하는 공장입니다. 공정이 자동화되어있어 일하는 사람이 많이 보이지 않습니다. 사람의 손이 꼭 필요한 작업을 하는 부분에만 집중적으로 노동력이 투입되고 있었습니다. 생대구를 손질하는 사람들 중에는 아시아 이주 노동자로 보이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대구 필레를 만들기 위해서는 머리, 내장, 뼈, 지느러미 등을 제거해야 합니다.

 

대구 속살은 필레로, 대구 머리와 지느러미는 식자재와 사료로..

대구 필레에 사용되지 않는 대구 머리와 지느러미는 컨베이어 벨트를 타고 따로 분류됩니다. 대구 머리만 가득 쌓여있는 통을 발견했을 때 '대구 머리는 어떻게 처리하느냐'라고 물었더니 공장 직원은 '대구 머리만 모아 한국에 판다'라고 대답해주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이슬란드의 대구 머리를 수입해 어디에 쓸까요? 조미료나 어묵을 만드는 재료가 될까요? 2004년의 어민신문 기사에는 대구머리가 식용으로 수입이 허가된 지 10년 만에 아이슬랜드, 영국, 노르웨이 등으로부터 수입 압력이 거세지고 있다는 내용이 실려있었습니다. 음식 재료로 식당으로도 유통되고 품질이 낮은 것들은 사료용으로도 쓰인다고 합니다. 

 

뼈와 머리, 껍질 등을 제거하고 순살만 남은 대구 필레입니다. 이제 이 필레를 염장하는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아마 일부 필레는 우리나라 생고등어처럼 현지 시장에 유통되지 않을까 싶기도 했습니다. 

 

소금을 뿌리는 과정도 둘러볼 수 있었습니다. 공장 외부 창고 중에는 소금을 쌓아두는 창고가 있고 여기서 소금을 가져다 필레 위에 골고루 뿌리는 과정이 이어집니다. 아이슬란드는 바다 소금을 생산하기 어려운 자연환경인데 이 소금들은 수입한 소금들인지 궁금하네요.

 

천장에 설치된 이동벨트를 따라 대구 필레들이 운반됩니다. 저 작업대는 가까이 가보지 못했는데 염장된 대구를 포장하기 위해 분류하는 공정인 것 같습니다. 소금에 절여진 대구를 보관통에서 꺼내 판매용 포장을 하는 단계로 생각됩니다.

 

아이슬란드 경제 발전을 주도한 염장대구 솔트피시 Saltfish

마지막 포장 단계, 깔끔한 디자인의 종이상자에 염장대구가 포장됩니다. 과거 아이슬란드의 염장대구는 스페인이 주요 소비국이었다고 합니다. 지금은 경쟁국가도 더 늘었겠지만 또 그만큼 많은 나라로 팔려나가겠지요. 아이슬란드 대구의 가장 큰 장점은 오염 가능성이 낮은 청정해역이 아닐까 싶습니다. 유럽에서도 아이슬란드는 멀리 떨어진 오지 국가의 분위기가 있으니까요.

 

대구 포장을 보고 한번 더 놀랐습니다.아이슬란드 지도를 중심으로 격자형으로 어획 해역을 나누고 어느 해역에서 생산된 대구인지를 표기하고 있었습니다. 한 상자에는 25킬로그램이 들어가고 냉동된 채로 여러 나라로 수출될 겁니다.

 

롱 라이너로 잡았다는 건 그물로 포획한 것이 아닌 주낙, 즉 바늘 낚시로 잡았다는 의미입니다. 유엔식량농업기구에서 지정한 27번째 구역 북대서양 해역에서 자연산을 어획하였다는 정보가 적혀있습니다. 

 

호감과 신뢰가 가는 디자인 포장에는 대구를 잡는 보유 어선들의 사진까지 넣어두었습니다. 

 

물고기 대구는 아이슬란드 이주의 역사와 함께 했습니다. 이주 초기에는 삶을 이어갈 중요한 식량이었고 이후 아이슬란드의 경제를 이끄는 중요한 자원이 되어주었습니다. 이제는 금융산업과 관광산업이 아이슬란드의 성장을 이끌어가고 있지만 지금도 아이슬란드 청정해역에서 어획하는 대구와 염장대구는 유럽을 중심으로 전 세계인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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