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의 전당 그램마 GRAMMA
부산 영화의전당 BIFF힐의 퓨전 레스토랑 그램마입니다. BIFF힐은 영화의 전당 별관 개념의 건물인데, 1층에는 음식점, 카페, 유료 전시관 같은 상업시설이 있고 그 위로는 부산국제영화제 사무실이 있죠.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몰과 마주보고 있는 피라미드 분위기의 경사진 외관의 건물입니다. 그램마 GRAMMA는 오픈을 한 지 몇 달 지났는데, 초반의 어수선했던 모습은 완전히 사라지고 '핫 플레이스'로 자리를 잡았죠.
메뉴도 퓨전, 공간도 퓨전
그램마 내부에 들어서면 '여기 이런 공간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넓은 공간에 테이블들이 여유있게 배치되어 있습니다. 벽면을 장식한 조명도 이채롭고 디제이 박스와 드럼 박스도 놓여있죠. 필요에 따라서는 단독 이벤트를 열 수 있을 정도로 공간과 시설이 알차게 갖춰져 있습니다. 멀리 벽면으로는 룸 타입의 공간도 몇 개 있어서 은밀한 모임을 갖기에도 좋습니다.
신세계 센텀시티몰 방향으로 유리벽이 있고, 유리벽을 따라 4인 테이블이 길게 늘어서 있습니다. 사실 영화의 전당 건물은 곁으로 보기에는 특이하고 멋짐 모양새를 뽐내지만 그만큼 건물 내부에는 기울어지고 튀어나온 구조가 많아, 공간을 효율적으로 꾸미기가 쉽지 않다고 합니다.
비프힐 유리벽의 경사와 V자 형태를 이루는 회랑 기둥들이 공간의 안정감을 더하고, 기둥마다 부착한 장식 조명이 공간의 풍겸을 높여주는 것 같습니다. 직원들은 꽃무늬 비치 셔츠를 입고 있어 손님들에게 일상에서 벗어난 상쾌한 느낌을 선사하고 있네요.
솥밥에서 파스타를 지나 스테이크까지
영화도 가장 큰 갈래를 장르라고 하는데, 레스토랑 그램마는 음식의 장르를 파악하기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처음 메뉴를 열어보면 뭘 시켜먹어야 할지 당황스럽기도 하죠. 한식을 응용한 메뉴도 있고, 아웃백 스테이크하우스의 메뉴를 닮은 메뉴도 있습니다.
색다른 느낌의 애피타이저, 피타와 후무스
메인 메뉴가 나오기 전,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의 부시맨 브레드처럼 피타와 후무스가 나옵니다. 밀가루 반죽을 넓게 펴서 구운 피타는 겨울철 노점상에서 가끔 볼 수 있는 중국식 호떡, 이른바 공갈빵과도 질감이 비슷합니다. 담백하게 구워낸 것 같지만 표면에 기름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살짝 탄 느낌도 있어서 그냥 먹어도 고소하고, 함께 나오는 병아리콩 후무스에 찍어 먹어도 맛이 좋습니다.
함께 나온 무 소금절임은 비주얼은 동치미 건더기에 가깝고 맛은 치킨에 잘 어울릴 것 같은 무 피클입니다. 메인 음식을 드시다 입맛을 리셋하는데 도움이 되죠.
맛있는 씬 피자, 마리게리타 피자
3인이 3개의 메뉴를 주문했습니다. 그 중 피자가 가장 먼저 나왔는데 메뉴에는 치즈, 토마토, 바질이 들어간 이태리를 대표하는 피자라고 설명되어 있네요. 마르게리타 피자는 토핑으로 바질, 모차렐라 치즈, 토마토만 사용하는데, 이탈리아 국기의 녹색, 백색, 적색과 딱 맞아 들어가 이탈리아 민족주의자들이 좋아했다는 설도 있다고 합니다.
크기는 피자헛의 미디움 피자 사이즈 이상은 되어 보이지만, 씬피자로 도우가 얇기 때문에 중량감이 크지는 않습니다. 그렇다고 양이 적은 것도 아니라, 3인이 다른 메뉴와 함께 각각 2조각, 2조각, 4조각을 먹어치웠네요. 2인이 드신다면 이 피자 한 판으로도 충분하거나, 가벼운 샐러드나 파스타를 하나 더 드시면 배불리 드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피자와 비교하는 게 실례가 될 수도 있지만, 피자헛의 치즈피자에 바질 잎을 얹어 먹는 듯한 느낌으로 거부감 없이 부드럽고 맛이 좋았습니다. 바질 잎을 통째로 피자와 먹어보기는 처음이었는데 상큼하게 씹히는 느낌도 좋았습니다.
상큼한 케일 샐러드
피자에 이어 주문한 메뉴는 샐러드입니다. 케일 샐러드는 최상급 화이트 발사믹과 카르파치오를 곁들인 케일 샐러드라는군요. 화이트 발사믹은 식초의 일종이니 소스로 참여했을 것이고, 카르파치오는 샐러드 위에 올라온 얇게 구운 고기일까요? 이탈리아 요리는 카르파쵸는 생고기, 육회를 내놓는 것이라 하는데 그램마에서는 손님들에게 거부감이 없도록 잘 구운 고기를 세팅한 것 같네요.
산더미 불고기처럼 쌓아올린 채 썬 케일 위로 고기가 3점 올라와있습니다. 다행히 3점이라 한 조각씩 먹는데 어려움이 없었네요. 접시 바닥을 장식한 견과류와 간 치즈도 샐러드와 잘 어울렸습니다. 양이 제법 많아서 국수를 포크로 말아먹듯 케일 샐러드를 먹었습니다.
그램마의 대표 메뉴로 자리잡은 스테이크 솥밥
한국인은 밥심으로 산다고 하죠? 그램마에 여러 문화권의 다양한 음식들이 맛깔나게 준비되어 있지만, 마무리는 솥밥이 제격입니다. 그램마를 찾는 많은 분들이 선택하는 스테이크 솥밥은 그램마의 대표 메뉴로 자리 잡아가는 것 같네요. 사실 요 솥밥은 업소 주방에서 사용할 수 있는 디지털 쿠커가 출시되어 있기 때문에 돌솥밥처럼 조리가 까다롭지는 않죠.
주문 즉시 치자쌀로 조리를 한다는 스테이크 솥밥에는 채끝 스테이크와 함께 다양한 재료를 섞어 밥을 합니다. 영양솥밥과 비슷한 느낌입니다. 아쉽게도 누룽지와 숭늉을 만들어 먹기에는 밥에 들어간 재료가 많이 쉽지 않겠네요. 스테이크 솥밥을 주문하면 상큼한 물김치와 함께 2가지 소스가 나옵니다.
다진 버섯 모양의 소스는 와사비 맛이 강하게 나는 소스이고, 고추장을 닮은 소스는 고추장 매운맛을 베이스로 하는 소스입니다. 소스를 가져다주는 직원은 '소스가 매우니 조금씩 넣어 드시라'는 당부를 잊지 않습니다. 와사비 소스도, 고추장 소스도 매운맛이 강렬하기 때문에 조금씩 넣어 비벼 드시는 게 좋습니다.
스테이크도 부드럽고 식감이 좋아 스테이크 솥밥은 한 끼를 정리하는 만족스럽고 든든한 마무리가 될 수 있네요. 밥도 치잣물이 들었는지 노란빛이 보기 좋습니다. 음식들이 워낙 맛있고 부담 없이 넘어가기 때문에 굳이 음료는 주문하지 않으셔도 충분합니다. 시원한 물만으로도 맛있는 시간을 보내기 충분하네요.
그램마는 아쉽게도 식사에 포함되는 기본 디저트나 커피가 없습니다. 메뉴판을 살펴보면 그램마의 커피는 제법 비싸죠. 맛있게 식사를 마무리하셨다면, 커피는 그램마 맞은 편에 있는 버커피 BURR COFFEE에서 드시면 새로운 분위기에서 조금 더 알뜰하게 음료를 즐기실 수 있답니다. 아래 사진은 그램마 입구 공간을 꾸미고 있는 와인 진열대입니다. 으리으리해 보이는데, 주류가 관심 밖 먼 곳에 있는 방랑객에게는 그리 눈에 들어오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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